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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학회 윤황 수석부회장 천안저널 기고글

본 학회 수석 부회장이 윤황교수님이 천안저널에 기고한 글입니다.

 

4월 5일,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땅에 따사로운 희망의 씨를 심자!


4월 5일은 식목일(植木日), 청명일(淸明日), 한식일(寒食日)이다. 이 날의 공통점은 겨우내 얼어붙은 땅을 파거나 갈아서 나무를 심거나 농작물의 씨앗을 뿌리는 데 있다. 이는 한마디로 봄을 맞이해 땅에 생명의 희망이란 씨를 심자는 것을 뜻한다.

경칩과 춘분이 지나고 식목일, 청명일, 한식일이 다가왔지만 남북관계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12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올해 2월 제3차 핵실험과 이에 대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대북(對北)제재 결의, 3월에 들어와 북한의 서울 핵불바다 및 전면전 협박과 키 리졸브(Key Resolve)의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해 북한의 남북간 적십자채널과 군 통신선 모두 차단 등이 이어짐으로써 현재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빠져 있다.

지금과 같이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땅에서 우리가 그대로 생활하고 살아가야만 할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으로 우리는 ‘노(No)!’라고 명확하게 말해야 한다. 왜냐하면 냉전적 남북관계가 탈냉전의 지구화(Globalization)시대에 맞지도 않거니와 우리나라의 국익과 우리의 안전한 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 3월 22일 유진벨재단의 결핵약 대북지원 반출을 승인했는지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3월 27일 외교부와 통일부의 올해 업무보고를 청취하면서 “벽돌을 하나하나 쌓듯이 신뢰를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차근차근 발전시키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는지도 모른다.

되돌아보면, 현재와 같은 냉전적 남북관계는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출범 때부터 확대된 것이다. 한마디로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비핵?개방?3000’ 구상의 대북전략적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를 교훈삼아 현재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상의 새로운 대북전략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4월이 오면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땅에도 희망의 생명이 싹을 틔우고 씨를 뿌릴 수 있을까?

이미 한반도에는 자연의 봄비가 땅을 적시고 있다. 그 땅 위에서는 새싹들이 돋아나오고 나무줄기마다 새잎과 꽃망울이 솟구쳐 오른다. 그 땅 아래에서는 겨우내 얼어붙은 흙이 살살 녹아내리며 온갖 피톨과 핏줄의 생명이 요동치고 있다. 이런 때에 해마다 우리가 땅에 씨를 심는 것은 또 하나의 희망을 심는 일이다. 그 씨는 바로 가을이 오면 우리에게 은혜로운 열매를 가져다주는 것과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목일, 청명일, 한식일인 4월 5일에 우리가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땅에 따사로운 희망의 씨를 심어보자는 것이다. 그 희망의 씨는 남과 북이 끊임없이 대화와 접촉, 교류와 협력을 갖고 상호관계의 이해와 신뢰를 구축해가면서 한민족공동체의 통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우리의 역사에서도 이미 676년 4월 5일에 신라가 한반도에서 당을 몰아내고 삼국통일을 달성했듯이 오늘날 우리도 한민족통일을 향한 희망의 씨를 이 땅에 심어 보자.

지금 한반도에는 따사로운 봄이다. 봄이 왔으니 남북관계에도 통일의 희망이 되살아나야 할 것이다. 그래야 5천년 한반도에 터잡고 살아온 우리민족이 대를 이어 생존할 자격이 있다. 이왕이면 올 봄에 부강하고 강대하고 위대한 통일국가의 희망을 남북관계의 땅에 심어 보자. 그 희망의 씨가 심어지는 한 우리민족은 생명을 잃지 않으리라.

봄은 우리가 씨를 땅에 심을 때까지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봄은 오는 듯 하다가 금방 지나가고 만다. 따라서 우리는 올봄이 가기 전에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땅에 따사로운 희망의 씨를 당장 심어야 한다. 4월 5일, 식목일, 청명일, 한식일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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